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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면 안되는데, 어떡하면 좋지?

오늘은 아주 오래간만에 서울에 올라가야 하는 날이다. 강아지들 병원을 가는 날인데, 서울까지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강아지들과 함께 일본 방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광견병 검사를 맡고 일본에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하기에는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대행업체를 이용하기로 했다.

대행업체라고 해봤자 동물병원인데, 거의 대부분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서 특별히 서울까지 가는 것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비용이지만, 지금 준비하게 되면 거의 6개월에서 8개월 정도 기다려야만 허가가 나온다. 이처럼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출국 전까지 준비하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런데, 더욱 문제인 것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서울에 가게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내가 한심해보일 수가 없다. 제대로 컨디션 관리도 하면서 작업을 하려고 해도 내 나름대로 바쁘게 산다고 하더라도 해야 할 것들이 계속해서 쌓이고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답답하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단 말이야.'라는 말이 절대로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계속 나는 합리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제대로 방법을 찾고 당장 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오늘만, 내일만, 조금만 더… 이렇게 없는 시간을 억지로 만드려고 하는 것 같다.

아… 나도 좀 어리광도 부리고 싶다. 귀찮은 거 그냥 내버려두고, 뭣대로 되라고 했으면 좋겠다. 귀찮게 하지 말고, 아니, 어른스럽지 않아도 좋으니까 내 마음대로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 마음대로, 내 인생이니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뭔가 매일매일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욕심이 가득한 것일까, 뭔가를 해야만, 뭔가를 이뤄야만 속이 시원한 걸까, 그렇게 욕심대로 살다가 잘 안되면 그 빚을 갚느라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매일 본다. 맨날 본다.

그런 사람들이 가득하다. 다른 사람에게 거친 말을 내뱉으면서도 그것에 대해 제대로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매일 보고, 다이어트를 잘하지도 않을 거면서 당장 맛있는 것만 잔뜩 먹어버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러면서도,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다시 힘을 쓰고, 비용을 들이고, 그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또 일을 하는, 그런 쳇바퀴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주변에 온통 깔려있다. 모두 다 그런 사람들 뿐이다. 적당히를 모르니, 적당하게 살 수가 없는 사람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