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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일지#8 8.8.8.8

2020. 8. 22. 04:58

작업일지#8 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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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행동

일본에 오고 오랜만에 새벽 늦게까지 글을 쓰는 것 같다. 오늘은 뭔가 편하게 쉬고 싶었는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일에 집중하기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었다. 항상 일을 저지르고 수습하는 것을 게을리해서 나중에 한 번에 몰아서 하는 습관은 정말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앞선 것들이 제대로 수습이 될 때까지는 새로운 일들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애연가였지만 한 달이 넘게 금연을 하고 있다. 아이가 있기도 했지만, 일본에서는 어떻게 보면 큰 흠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금연을 함으로써 이익이 될만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 또 다른 이유로는 그동안 너무 바빴다는 것이다. 너무 바쁜 나머지, 담배 생각이 많이 나기도 했지만 담배뿐만 아니라 포기해야 하거나, 자제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았었다.

 

시간의 사용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과연 시간을 제대로 사용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청소를 간단하게 한 뒤에 아이를 조금 돌본다. 그다음에 다시 내 방으로 올라와서 작업을 하거나 해야 할 것들을 한다. 어떻게 보면, 내 나름대로의 계획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다음엔 종종 거실로 내려가서 아이를 보거나, 청소를 하거나, 해야 할 것들을 한다.

때론 아이를 안고, 한 시간을 넘게 달래줘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육아는 정말 너무도 힘든 것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늘 시간에 쫓기고, 늘 부족함을 느끼고, 늘 헤매는 나를 볼 때마다 참 한심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행동의 타당성

가장 첫 번째로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육아다. 물론, 아내가 있기는 하지만 육아는 함께 하는 것인 만큼 남편으로써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함께하려고 한다. 그다음이 일이고, 그다음이 집안일이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하루의 대부분 시간이 챗바퀴처럼 굴러가고, 그것을 매일매일 해야 한다.

거실 청소도 하루에 두 번씩 하고 있고, 매일 아이의 목욕을 할 때 함께 하고, 그다음 강아지 산책을 매일 두 번 간다. 청소도 두 번, 강아지 산책도 두 번이다. 과연 내가 해야 하는 걸까,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 중에서 꼭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은 아내의 요청에 따라서 한 것인 만큼 그 이유만으로 나의 행동은 충분히 타당하다.

 

능력 향상의 가능성

컴퓨터를 가지고 일도 하면서 나름대로 시간을 쪼개서 연구도 하고 공부도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많이 하려고 하는데 시간도 그렇고 몸이 금방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육아에다가, 집안일도 해야 하고 게다가 외주 일도 종종 해야 하고, 당연히 언어도 여전히 부족해서 언어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고, 각종 집안 행사도 있으니 능력 향상의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결정적으로 내가 상당히 머리가 나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반복학습을 해야 하고, 모르는 것들은 모두 다 기록을 해놔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나는 잊어버려서 영영 그 정보들을 기억할 기회를 잃어버릴 것이다.

 

인간관계

알다시피, 나는 인간관계가 상당히 좁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을 굳이 사귀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한국사람은 더더욱 만나기가 꺼려진다. 왜냐하면, 어차피 사는 나라가 다르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도 별로 없을 것이고,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타국에서 외국인을 사귀는 것도 일단 주의해야 할 점들이 상당히 많다.

언어문제와 문화의 차이 때문이라도 행동과 말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당함이 내 장점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어쩌면 나는 아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 적어질지도 모르겠다.

 

위기 대처능력

언어가 안되니 위기 대처능력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게다가 이곳에서 아직 휴대폰 개통도 안 했다. 한국에서 쓰는 번호는 일시정지를 한 상태인데, 해외 거주일 경우에는 1년에 6개월밖에 일시정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오랫동안 써온 번호고, 개인정보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번호를 유지해야 할 것 같은데, 상황을 보고 번호 유지만 가능한 알뜰폰으로 옮길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글을 남겨봤지만 제대로 된 답변도 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휴대폰 번호는 계속 가져가면서 내가 필요할 때마다 일시정지를 해제하거나 저렴한 금액으로 번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그 외에 대부분은 일단 컴퓨터가 있다면 검색해서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 거주공간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완전히 해소가 되었지만, 이외의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내가 게으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일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나는 꽤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그래, 죽으면 그냥 죽어버리지 하는 생각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살아가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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