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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이야기: 고구려의 영웅, 설화와 역사 사이

온달(溫達)
온달(溫達)

 

온달의 생애 개요

온달(溫達)은 고구려 평원왕(平原王, 재위 559 - 590)과 그의 아들 영양왕(嬰陽王, 재위 590 - 618)의 통치 기간에 활동한 장군입니다. 평범한 가문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모자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평강공주(平岡公主)와의 결혼을 계기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구려의 장군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신라와의 전투에서 고토(古土) 회복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전장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평강공주와의 결혼: '바보' 온달의 변신

어린 시절 온달은 매우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며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는 어리석다는 평가를 받아 '바보 온달'로 불렸지만, 실제로는 밝은 성격과 효심이 깊은 인물이었습니다.

평원왕에게는 평강공주라는 딸이 있었는데, 왕은 그녀가 자주 우는 것을 놀리며 "너는 그렇게 울다간 바보 온달과 결혼하게 될 거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성인이 된 평강공주는 아버지가 놀림 삼아 했던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합니다.

결혼에 반대한 왕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공주는 온달의 집을 찾아가 자신이 가져온 보석과 장신구를 팔아 가정을 꾸립니다. 공주의 내조 덕분에 온달은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성장해 갑니다. 특히 공주의 조언으로 온달은 나라의 군마 중 병든 말을 사와 정성껏 키웠고, 이후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게 됩니다.

 

장군으로 성장한 온달: 고구려의 영웅

고구려에는 매년 3월 3일에 왕과 귀족들이 사냥하며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서 온달은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어 왕의 눈에 띄게 됩니다. 이후 북주(北周)의 무제가 고구려를 침략했을 때 온달은 선봉에서 싸워 큰 승리를 거두며 장군으로 인정받고, 왕의 사위로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고토 회복을 향한 온달의 꿈과 죽음

평원왕이 사망하고 영양왕이 즉위한 후에도 온달은 고구려의 숙원이었던 한강 유역 회복을 위해 나섭니다. 계립현과 죽령을 거쳐 아단성에 이르렀지만, 신라군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화살을 맞고 전사합니다. 온달은 전장에서 죽으면서도 고토 회복의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쓰러졌습니다.

온달의 시신을 옮기려 했을 때 그의 관은 움직이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그가 죽어서도 고토를 되찾지 못한 한을 풀지 못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평강공주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며 돌아갈 것을 청하자 비로소 관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온달(溫達)

 

온달 이야기의 역사성과 설화적 요소

온달 이야기는 단순한 설화로만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온달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만큼, 온달은 실존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 일부 요소는 허구적일 가능성도 큽니다.

그가 밥을 빌어먹는 하층민이었으며 공주가 그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등의 이야기는 후대에 덧붙여진 설화적 요소일 수 있습니다. 실제 온달은 하급 귀족 출신으로 뛰어난 무장 능력을 가졌던 인물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원왕이 온달을 중용한 것은 귀족 세력을 견제하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으며, 이런 정치적 배경에서 온달과 평강공주의 결혼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온달(溫達)
온달(溫達)

 

온달의 죽음과 고구려인의 염원

온달의 비극적인 죽음은 단순한 전사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고구려인들의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고구려는 한강 유역을 상실하면서 국토 회복의 꿈을 품고 있었습니다. 온달은 이 꿈을 상징하는 인물이었고, 그의 죽음은 고구려인들의 좌절을 표현한 사건이었습니다.

 

민중과 여성의식의 발로

온달 이야기에서는 평강공주가 능력 없는 남편을 훌륭한 인물로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룹니다. 이는 당시 민중의 신분 상승 욕구와 더불어, 전통적 수동적 여성상이 아닌 능동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야기 요소는 후대로 갈수록 더욱 강조되며 온달 이야기가 전해지는 양상을 형성합니다.

 

결론

온달의 이야기는 설화와 역사적 사실이 뒤섞여 있는 복합적인 이야기입니다. 실존 인물로서의 온달은 고구려의 장군이자 왕의 사위로, 고토 회복을 위해 전장에서 싸우다 죽은 비극적 영웅으로 해석됩니다. 동시에 설화적 요소를 통해 당시 사회의 민중 의식과 여성 의식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온달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전설을 넘어, 고구려인의 꿈과 희망, 그리고 좌절을 담고 있는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자 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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