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1
간단하게 나의 사주팔자를 풀어보고, 수호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에게 흔적과 잔상을 남기는 그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아무에게도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과학적 근거도 없이, 그저 스치듯 잔상처럼 표현되는 나의 수호령은 전통의복을 묘사하고 있었다.
평소에 내가 좋아했던 취향이거나 이미지의 모습이 잔상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주팔자는 역학이자 통계라 하고, 신점은 귀신의 말을 전달하는 것이라 한다. 귀신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인지, 혹은 나를 보호해주는 것인지, 혹은 그 존재조차도 환상(幻想)에 불과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 마땅한 개념이나, 방식이나 그런 것들도 모른 채 직관(直觀)으로 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수호령 2
수호령의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의 흔적을 찾고자 노력했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비교적 나이가 어린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이성적이거나 객관적 판단을 하기 위해 근거를 모으는 편이다. 그러나,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는 하나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꼈던 경험들과 내게 도움이 되었던 순간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어차피 신점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귀신의 전달자인 사람이 많을 리는 없을 것이고, 앱으로 사주팔자를 본다 한들 그저 데이터의 합산일 것이다. 나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때론 귀신에 씐 것처럼,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평소와 특정한 날이 비교되어 미지의 사고를 하게 만드는 그 존재를 느낄 때마다 가끔 흠칫거릴 때가 있다. 만약, 수호령이 있다면, 그리고 그동안 나를 지켜줬다면 적어도 고맙다는 말을 건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복을 입은 어여쁜 여자아이가, 잔상처럼, 필름처럼, 스치는 생각처럼 나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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