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기원전 37~서기 668)의 무덤, 진파리眞坡里 1호분에 그려져 있던 백호의 모사도입니다. 진파리 1호분은 현재 평양시에 있는 흙무지 돌방무덤입니다. 이 모사도는 당시 일본 도쿄미술학교 조교수였던 오바 쓰네키치(少場恒吉, 1878-1958)가 그린 것입니다. 고구려인은 진파리 1호분 무덤방 네 벽면에 회를 바르고, 동서남북 방향에 맞춰 각각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 벽화를 그렸습니다.
백호는 사신의 일원으로, 사방四方을 지키는 방위신方位神 중 하나입니다. 기원전 3세기경부터 중국에서 오행 사상에 의해 동서남북에 각각 별자리 7개씩 28수(28宿)를 할당되었고 사신이 배속됐습니다. 한대漢代(기원전 206~서기 220) 에는 사악한 것을 피하는 벽사辟邪의 기능과 풍수지리상의 방위신 역할이 더해졌습니다. 이러한 사신을 무덤에 그린 이유는 피장자의 공간을 신성시할 수 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후한後漢(25~220) 시기 대표적인 학술사상서인 『풍속통의風俗通義』에서 호랑이가 귀신까지 잡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고와도 통합니다.
이 백호도는 날개가 달린 신령한 짐승(神獸)으로서의 백호를 묘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가늘고 긴 몸체와 다리, S자로 유연하게 구부러진 목, 앞다리 옆에 화염처럼 묘사된 날개 등의 표현은 실제 호랑이라기보다는 이상화된 형상에 가깝습니다.
또한 백호 배경의 오색五色의 구름 속에 꽃송이가 흩날리는 신비로운 장면은 상서로운 기운에서 생명체가 화생하는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백호의 표현이 매우 세련되고 유려하며, 배경에 빠르게 흐르는 기운과 흩날리는 꽃의 표현 형식을 통해볼 때, 이 고분은 6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제목: 백호 모사도
- 제작자: 오바 쓰네키치
- 제작연도: 일제강점기
- 크기: 155.0×330.1cm
- 작품유형: 회화
- 게시자: National Museum of Korea
- 권리: National Museum of Korea
- 재료: 종이에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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