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어쩌면 나는 착한 척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착한 척이라는 것은 타인의 감성을 자극해서, 혹은 동감을 얻거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착한 것은 어떻게 묘사할 수도 없고, 결국은 행동으로 보여지는 것이지만, 그 행동이라는 것도 '보여지기 위해서' 혹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결국은 다른 이득을 취한 과정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나는 착한 척을 했었던 것인지, 착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둘 중간의 어딘가쯤을 계속해서 의식하고 있었던 것은 맞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을 했었던 경험이었는지 모르겠지만서도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려고 했었고, 최대한 예의나, 매너를 지키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영업은 굉장히 다르다. 온라인 영업은 익명을 기반으로 하고 다른 사람과 대면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싸가지가 없거나, 매너가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도 많고 다른 사람에 대한 치부를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오히려 텍스트로 이야기를 하기에 더 쉽게 다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경멸하는 타입이었고, 매너가 없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게 온라인의 한계라는 것을 점점 느껴가고 있는 것이다.
착한 척을 하지 않고, 딱 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서로의 이익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보니 대화가 간결하고 단순해졌다. 오히려 감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대화를 하는 것보다 굳이 그런 관계로 나아갈 필요도 없고, 관계에 대한 피로도 없어졌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이익을 취하려 하거나, 혹은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취할 행동에 대한 여지도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은 거래하는 관계이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관계형성은 전혀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작용도 없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내 마음을 위로받거나 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하소연을 들어줄 필요도 없어졌다. 이런 부분에서 시간을 활용하다보니 금전적 이익이 더 생겼다. 이전보다 훨씬 일이 수월하게 잘 되는 것이다.
착한 척을 하지 않을수록, 즉, 자본주의에서 돈을 버는 것은 매우 합당하고 당연한 것이다. 돈에 관한 이야기, 돈 버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보니, 당연히 돈이 따라오는 것이다. 오히려, 일만 하는 관계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착한 척을 하지 않을수록 돈은 나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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