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자유롭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의 세계는 자유로운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내가 일을 선택하고 다양한 일들을 접하며, 이 일들을 조합하고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었다. 돈을 버는 것은 마법처럼, 다양한 기술을 제공하여 받기도 하고 매우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살다 보니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결코 없고 과정을 보면 때론 막연하고 지치는 것 투성이다. 하지만 여기서 약간의 재미를 느낄 수만 있다면 뭔가를 배우고 일을 하는 것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대학도 졸업하지 못하고, 군대를 막 다녀오고 난 후에 바로 상경을 했다. 내가 바라본 서울의 첫 모습은 화려하고 거대했다. 그리고 이제 서울 생활을 접으려고 할 때, 내가 바라본 서울의 모습은 전쟁을 막 끝내고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처럼 느껴졌다.
더 이상 거대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마치 거품처럼 느껴진 것이다. 서울에는 정말 많은 자본들이 집중되어 있고 아침과 저녁,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환상인 것만 같았다. 내가 처음에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서울의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쟁취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이뤄지고,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서울은 사람들에게 희망고문을 주는 것만 같은 모습이다. 서울로 올라오는 사람들, 그리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쫓아가 본다.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취업을 못하고 있다.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실한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다. 나의 친구들이 취직할만한 회사의 자리들은 많지 않았다.
어느 정도의 기준에 맞는 회사를 구하려고 하면 항상 그들보다 더 나은 경쟁자들과 싸워서 이겨야만 했다. 그렇게 경쟁에서 이기면, 또다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해야만 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울과 한국에 대해 여러모로 많은 기대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에게 정치에 질려버리게 만들었고 서울에 대한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