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冬)이 오고있다.
새벽 바람은 날카롭기만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겨울이 좋으면서도 무섭다. 날카로운 바람은 내 심장을 찌르고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도 항상 기억에 오래남아, 매년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곤 했다. 겨울에 모든 것을 잃고, 겨울에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많은 것들이 다르다. 대학을 제대로 졸업하지도 못했고 이력서 한 장 제대로 써본 적이 없으며, 가난에 목매어 속으로 울음을 삼켜냈던 기억들이 거창한 훈장이 되진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소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으며, 나이 어린 사람은 뭇 자랑질을 할 사람도, 만날 사람도 마땅치 않다. 학창시절의 인기는 찰나였고, 내가 욕심을 냈던 지식들은 태어날 때부터 내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