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개와 나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의 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가벼워, 이렇게 글을 쉽게 쓰지만 내 마음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습니다. 어쩌면, 아무 의미가 없는 글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순간이 어린애처럼 즐겁기만 합니다. 때로는 나라는 사람을 잊어버릴까 봐 손을 놓았다, 다시 들었다. 그러다가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 결코 거짓을 담을 수 없는 그릇이기에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것이겠지요. 글 한자, 한자 옮겨 적는 것이 더디기만 합니다. 처음에는 몸이 굳는지만 알았는데, 어느새 내가 잊혀 간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젊은 날은 흘러만 가는데, 온전히 나의 것이 없다는 서러움에 복받쳐 다시 한번 용기를 내는 것이겠지요. 차가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