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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거북이

거북이

느리지만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할 일은 많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사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도 그 우선순위가 명확하게 계산이 될 때 가능한 일인데, 그것이 검증되지 않았을 때는 모든 것이 모험이다. 어제와 오늘은 정말 복잡한 하루였다. 너무 복잡하니까, 나도 판단이 흐려져서 하는 일을 멈춘 채 나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정말 오랜만에 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나도 가끔은 쉬는 날도 있어야지.' 그게 왜 이렇게 변명처럼 보이는 것일까, 당장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오늘은 이걸 해보고, 내일은 저걸 해보고 그렇게 하나하나 해보고 있다.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러한 해내기 위해서라도 정말이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세상은 참 잔인하게도 아무리 열심히 한들 결과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것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다. 아무리 열심히 하면 뭘 하나, 결과가 좋지 않을 걸.

그런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뭐라 말하기도 부끄러워진다. 그저 내 동굴 속에 들어가서 골똘히 생각할 뿐이다. 이 문제 혹은 이 간단한 위기가 나에게 커다란 산으로 보여질 때, 어떻게 해야만 넘어갈 수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고 또 진공의 시간이 찾아온다. 조용하고, 조용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허공에 손짓을 허둥대며 무언가를 잡아보려고 애써 힘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물 밖으로 나온 거북이처럼 보여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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