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 흘러. 언젠가 다른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 때 혹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나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은 제각각 다르게 이야기할 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지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아도 짧은 시간 동안 충분히 기억에 남을만한 순간들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지는 것이 많을수록 지키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시간과 돈이 있더라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지키는 것을 포기한다. 사람을 지켜내는 것은 더욱 더 어렵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포기했을 때, 나도 그 사람들을 포기하게 돼버리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관계는 믿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내 친구, 내 가족,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했어도 더 이상 나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 관계는 깨져버리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타인의 믿음으로부터 살아온 듯 하다. 누군가 나를 믿어줄 때 가장 힘이 나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져버린 순간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 진다.
이미 깨져버린 조각을 바라볼 때 할 수 있는 것은 그 조각들을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부턴 깨지지 않을 만한 것을 사려고 더욱 신중하게 된다. 내가 살아 온 시간이 아름답진 않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희미한 빛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지나간 시간들을 모두 잘 잊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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