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고인돌 유적과 거석문화의 세계

 

1. 개요

고인돌 유적은 전 세계에서 거석문화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화순의 고인돌은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지역이다. 고인돌은 거대한 돌을 이용하여 무덤을 형성한 것으로, 이집트의 피라미드, 영국의 스톤헨지, 이스터섬의 모아이와 같은 고대의 기념물들과 함께 인류 역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화순은 남부 한반도의 서해안 지역에서 고인돌이 가장 밀집해 있는 지역 중 하나로, 고창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화순 도곡 일대에는 약 600개의 고인돌이 보검재 계곡을 따라 5km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이들은 발견 당시부터 숲속에 위치해 있어 원래의 모습이 잘 유지되고 있다. 화순의 고인돌은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로 인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 고인돌의 구분

고인돌은 외형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고인돌은 지상 또는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덮개돌을 얹어 구성된다. 크게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탁자식 고인돌 (卓子式 支石墓)

 

2.1. 탁자식 고인돌 (卓子式 支石墓)

탁자식 고인돌은 넓고 얇은 판석을 덮개돌로 사용하여 만들어지며, 판석 3~4매를 고임돌로 세워 돌방을 만든 후 그 위에 덮개돌을 얹은 형태를 띈다. 강화도의 고인돌이 이 형태의 대표적인 예로, 고인돌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바둑판식 고인돌 / 기반식 고인돌 (碁盤式 支石墓) / 남방식(南方式)

 

2.2. 바둑판식 고인돌 또는 기반식 고인돌 (碁盤式 支石墓) / 남방식(南方式)

바둑판식 고인돌은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덮개돌을 얹는 방식으로, 보통 판석을 세워 무덤방을 형성한 후 고임돌을 놓고 덮개돌을 얹는다. 이와 유사하지만 고임돌 없이 덮개돌만 올려진 형태는 개석식 고인돌로 불린다.

개석식 고인돌 (蓋石式 支石墓)

3. 화순의 고인돌

화순 대신리 감태바위 고인돌군에는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덮개돌이 없어지고 고임돌만 남은 형태부터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가 모여 있다. 도곡의 고인돌군은 특히 덮개돌의 무게가 100톤 이상 되는 고인돌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 중 핑매바위라는 고인돌의 덮개돌은 길이 7.3m, 폭 5m, 두께 4m로 무게가 28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화순 고인돌의 발굴조사 결과, 기원전 800년에서 기원전 5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4.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은 고도의 기술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화순 효산리 고인돌 채석장에서는 덮개돌을 만들기 위해 암반에서 돌을 떼어내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바위 결을 따라 깊은 홈을 파고 나무말뚝을 박아 고정한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나무가 부풀어오르게 하여 바위를 깨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덮개돌을 만든 후, 이를 무덤까지 옮기기 위해 나무 썰매나 통나무를 이용해 돌을 끌어내리게 된다. 무덤방은 편평한 돌을 짜맞추어 만든 후, 부장품과 시신을 안치하고 덮개돌을 올려놓아 무덤을 완성한다.

 

5. 고인돌의 의미

고인돌은 단순한 무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거석문화의 일환으로, 고인돌은 큰 돌을 숭배하는 믿음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한반도의 고인돌은 농경과 관련이 깊으며,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은 지역사회의 노동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석식 고인돌 (濟州式 支石墓)

 

고인돌의 크기는 당시 사회의 권력 구조를 반영하는데, 거대한 고인돌은 큰 권력자의 무덤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부장품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고인돌이 지역 공동체의 상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마을의 힘을 나타내기 위해 공동체의 노력으로 세워진 기념물이라는 관점도 존재한다.

 

6. 세계 속의 고인돌

고인돌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며, 각 지역마다 그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다. 유럽의 고인돌은 농경 공동체의 풍년을 기원하거나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로서의 성격이 있다. 아시아의 고인돌은 지역적 문화와 결합하여 고유한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특히 한반도는 고인돌의 수가 많아 '고인돌 왕국'이라 불릴 정도이다. 남부 한반도에는 약 3만 여 기의 고인돌이 존재하며, 북부 지역에도 약 1만 5천 여 기가 분포해 있어 세계 고인돌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고인돌이 단순한 무덤이 아닌, 그 시대의 사회구조와 문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유산임을 시사한다.

 

결론

화순 고인돌 유적은 단순한 고대의 무덤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화순의 고인돌은 고대 사회의 노동력과 권력 구조, 그리고 거석문화의 의미를 살펴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러한 고인돌은 우리에게 과거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오늘날에도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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