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편하게 있으면 게을러진다.

Diary

집에서 편하게 있으면 게을러진다.

오늘은 내가 작은 결심을 했다. 집에서 아무리 편해도 반바지는 입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반팔도 마찬가지다. 아직 초봄이라고 해도 집에 보일러를 켜지 않는다면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사람이 움츠러들고 해야 할 일을 안 하게 된다. 이제부터는 조금이라도 부지런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꽤 열심히 살았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도 많이 해보고 지금의 공간이 만들어진 것도 작년부터였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왔던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보기 위해서 말이다. 지금은 그 욕심 때문에 놓쳐버린 것들, 흘려버린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결정이 아니었지만, 모든 책임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가장 간단한 변화는 옷매무새를 새롭게 다듬는 것이다. 집에서 누가 나를 감시하지 않고,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서 때로는 생존이라는 것이 나를 강하게 압박해온다. 때론 고민이 있을 때, 나의 걱정을 진지하게 이해해줄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도 때론 내 방향을 헤매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집에 있으면 많은 것들이 게을러지지만, 때로는 집에 오랜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되면 고독도 즐기게 된다. 그래서, 혼자 살다 보면 집안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세탁을 쉽게 하는 방법, 넉넉한 건조대를 구매해서 세탁이 밀리지 않게 하는 방법, 귀찮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는 방법이나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 등 나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쌓아올린 글들이 내 생각의 토대가 되기도 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있어 근거가 되기도 한다. 나는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벅차겠지만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순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론 정신적으로, 때론 물리적으로 압박해오는 수많은 것들을 내가 이겨낼 수 있을까. 그래도, 게을러지지만 않으면 반은 해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