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신뢰와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에서, 더 나아가 사회에서 신뢰는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서도 중요하지만, 때론 가볍게 여겨지는 것이 '신뢰'인데,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으니 이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기가 힘들다. 신뢰라는 것이 단순히 믿음이라는 말로 쉽게 설명될 수 없는 것도 이와 같다.
신뢰라는 것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보다는 내가 느낀 대로 해석하자면 어떤 사람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바로 신뢰를 묘사하는 듯하다. 이는 부모님의 사랑도 비슷한 맥락이다. 적어도 건강한 가정이라면 부모님은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내고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자식을 믿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서로 간에 신뢰를 쌓게 되는데, 서로를 하나의 그룹에 묶어 다른 그룹과 비교하면서 내 편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자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안전해진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는 동물의 본능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뢰에 대해 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긴 하겠지만 짧은 글에서 작은 생각을 남겨보려 한다. 여기서부터 내 경험에 비롯된 가치관을 잠시 적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간관계는 중요하지만, 누구나 인간관계가 똑같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가족으로부터 비롯되어 친구들과의 관계, 직장이나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등 매우 복잡한 인간관계를 겪을 수밖에 없는데, 어리숙한 사람일수록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나처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는다거나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만나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인간관계는 서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것이며, 결국 비슷한 관심사와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남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잘 헤어지는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재회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한 번으로 인연이 끝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만약,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나 과거의 인연들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래 그것은 어려운 일이고, 한번 깨진 조각을 다시 맞추는 것은 사람과 처음 인연을 맺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로가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꽤 많은 경우가 득실을 따지는 관계이기 때문에 좋은 인연을 맺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며, 너무 애쓰지 말라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사람은 본래, 좋은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너무나 어렵고 다시 만나는 것은 처음보다 몇 배는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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