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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세지감 : 비밀을 알고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강남에 다녀오고 나서 글을 쓰는 게 조금 망설여진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생각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글을 쓰면어 뭔가를 쓸 때, 쓰고 나서의 결과물을 대략적으로 상상하지만, 에세이를 쓸 때는 아무런 설계도 없이 바로바로 생각나는 이야기를 쓴다. 그리고 주로 그 날 하루에 있었던 일을 토대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나는 비밀을 알고 싶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서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자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내가 모르는 걸 다른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항상 소중하다. 그들과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대부분은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 남자 친구, 여자 친구 이야기, 술 얼마나 마시냐는 시시콜콜하고 똑같은 화제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다가 문뜩 '껄끄럽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나는 그때 누구보다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집중해서 듣는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고, 또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상상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더 먼저 다가가고 움직여야만 가능한 일들이 있다. 그것을 완벽한 우연에 기대어 이야기를 해야하지만 상대방의 진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그리고 몇 가지 기술을 구사한다. 그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은 내게 '진심'과 '진실'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때론 의미없어 보이는 진실도 어느 순간에는 가장 구체적이고 명확한 진실이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진실'이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겐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