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가을
가을이 왔다. 드디어, 기다리던 가을이 왔다. 날씨가 선선해진다. 오사카의 날씨는 정말 더운데, 영원히 더울 것만 같았던 오사카의 여름도 드디어 간다. 나는 가을이 안 올 줄 알았지, 항상 지치고 더운 여름을 그저 버텨야 할 것 같았다. 사람이 지쳐가면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괜한 날씨탓에 나도 지쳐가고 있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지금의 상황이 익숙해지길 바라고, 조금 천천히 갔으면 좋겠고, 쉬어갔으면 좋겠고 하는 바람이 컸다. 아무래도 이곳은 내게 낯설고, 아는 사람도 없고, 아직 언어도 어려워서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것 같다. 가을이 오면 조금 밖에 나가고 싶어진다. 딱히, 연락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이제 과거의 사람들은 내게 지난 과거일 뿐이다. 지난 인연들에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