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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살아야 할까?

뉴스를 보거나 세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같은 인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동들이나 사고방식들을 보게 된다. 내가 다른 사람과 같지 않기에 다른 사람도 역시 나와 같지 않은 것처럼, 모든 사람은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도덕적인 이상향, 혹은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사람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들을 우상화하거나 마냥 그럴까.

나는 솔직히 말해서 사람을 싫어하는 편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별 악의를 느끼진 않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귀찮게 하거나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 내게 손해를 끼친다면 굉장한 불쾌감을 느낄 때도 있다. 반대로,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괴롭히는 사람을 보면 내 속에서 분노가 끓어오를 때도 있다. 나는 적어도 그런 사람들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성향은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성향의 인간은 아니다. 나는 객관적으로 나를 생각할 때, 나는 그렇게 윤리적이지도 않고 도덕적이지도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저 법 앞에서 적어도 위법행위는 하지 않고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만 안주는 선에서 나름대로 실익을 챙기며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이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적당히 윤리적으로 보이거나, 적당히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외면을 가꾸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가면이 벗겨질 때 충격을 받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 폭소를 참지 못했다. 진심으로 그랬을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라고 과연 다를까 싶었다.

그렇게 콩깍지가 벗겨져도 계속해서 좋아하고, 믿고 하는 모습을 보면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가질 수 있겠다 싶은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 외에도 애정이 있는 물건이나 심지어 좋아하는 공간도 있는데, 그것들로부터 배신이나 실망감을 느꼈을 때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과연 그러한 맹목적인 모습들이 좋다고 여겨야 하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든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자신의 모습이나 행동엔 냉정해지지 못하고 애써 외면할 수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의 조언은 사실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자신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그러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조언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체면을 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두가 윤리적이지 않고, 모두가 도덕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모습을 강요할 땐, 자신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혹은 언젠가 도덕적인 것을 강요받을 때, 애써 나는 내가 도덕적이어야만 하는 모습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다면 결국 또다시 자신의 솔직한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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