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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 오리진 후기

Game/Mobile Game
2020. 7. 12. 10:24

라그나로크 오리진 후기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해봤다. 이 게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항 속 물고기 키우는 게임이다. 처음에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그라비티가 그라비티 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게임 그래픽이나 여러 가지 설정은 참 좋았으나,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특별히 조작할 만한 것들이 별로 없었다.

모바일 게임 특성상 자동 공격 또는 자동사냥이 있는데, 이 게임은 그야말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자동사냥을 돌리면서 해야 하는 게임이며, 그마저도 하루 2시간 필드에서 사냥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아이템과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는 '탈진'상태에 빠지는 것은 그야말로 정말 최악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리니지나 다른 게임을 생각하면서 이 시스템을 차용한 것 같지만, 게임이 재밌으면 계속하겠지만, 하루 만에 실망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밸런스

자동사냥 게임 특성상 아처나 마법사 등 원거리 캐릭터들이 정말 좋다. 나는 그냥 남자다운 게 좋고 해서 나이트를 할 생각으로 했는데, 게임을 하면 할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탱커가 파티에서 이점이 많다고 하지만, 굳이 나이트가 아니더라도 회피로 딜을 안 먹는 도적이 있고, 마법사나 아처 등 나이트보다 DPS가 훨씬 좋았다. 아무래도 멀리서 선빵을 때린다는 것도 장점이 있고 말이다.

 

제한된 레벨업과 파밍

게임 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파밍일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게임은 쓰레기라고 할 만큼 접근방식이 잘못되어 있다. 광고로 떡칠한 게임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꽤 재밌는 요소가 많고 할 만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하면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한정되어 있다.

경험치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는 탈진 상태는 하루에 필드에서 2시간을 전투하면 돌입하게 되는데, 별도로 탈진을 푸는 방법이 없다. 또한, 그마저도 자동사냥으로 알아서 전투하고, 알아서 아이템을 얻으니까 아이템을 얻는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자동사냥을 하면 알아서 되기 때문이다.

채팅창에 보이는 '자사 팟 구합니다.'라는 것은 탈진 상태에서도 몹을 잡으면 몬스터 도감 안의 경험치가 올라가는데, 캐릭터 스텟을 조금 올려주는 것이 있다. RPG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밍이라고 생각하는데, 경험치보다도 이 아이템 파밍 자체를 못하게 만들어버리니까 딱히 수급할 방법이 없다. 필드를 돌아다니다가 보물상자 같은 것을 발견해서 얻는 방법도 있는데, 그렇게 많지도 않고 게임 내에서 유저가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PVP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 오픈 초기라서 그런지 PVP를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또한 물약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물약을 먹으면서 버티면 PVP가 엄청 오래 걸린다.

 

이외에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

의뢰 퀘스트이벤트도 있는데, 하루에 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적이고 그렇게 어려운 것은 없다. 하루에 2시간 자동사냥을 끝냈다면, 이렇게 해서라도 경험치를 얻어야 한다. 즉, 하루에 아무리 현질을 해도 모두가 동등하게 레벨업이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러한 점이 재밌게 플레이를 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직접 해보면 안다. '진짜 게임이 할 게 없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오히려 이럴 거라면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PC 버전으로 만들고 자동사냥을 없애고 제한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다면 높은 자유도의 정상적인 RPG 게임이 될 것이다.

 

게임 내 캐시 아이템인 냥다래로 코스튬을 사거나 기타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오리지널 라크나로크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며, 처음에는 독보적이고 개성 넘치는 게임인 줄 알았으나, 하면 할수록 모바일 양산형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아이템 파밍이라는 것에 제한된 부분을 일시적으로 해제시켜주는 '프레이의 행운'이라는 것이 있다. 그냥 쉽게 이야기해서 경험치는 얻진 못하지만, 아이템 파밍이라도 해라! 이거다. 드랍률을 2배 올려주긴 하지만, 레벨에 따른 드랍률 감소도 있고 이 시간 이내에 아이템을 얻지 못하면 더 이상 성장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모두가 평등해야만 만족하는 공산주의 게임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게임이 너무 쉬워서 이게 게임을 하는 건지, 뭘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이고 맵 구현이나 필드의 몹들도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타격감도 괜찮지만, 어차피 '자동'으로 사냥할 건데 이게 타격감이 좋아도 의미가 없고, 아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몬스터 도감작이라고 자동 사냥을 돌려놓고 다른 게임을 하러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카드는 캐릭터의 능력을 소폭 상승시켜준다.

MVP라고 레이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도 제한이 되어 있고, 어차피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레이드에서 MVP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보상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다른 게임보다 커스텀 면에서 자유로운가? 그렇지 않다. 모바일 게임에서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조금 그렇겠지만, 적어도 검은 사막 모바일을 본다면 분명 자유도 높은 커스텀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의장용 아이템도 마찬가지인데, 다소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기자기한 맛으로 즐기는 게임이지만, 과거 라그나로크에서 몹몰이를 하면서 아이템 파밍을 즐겼던 유저로서는 매우 실망감이 큰 게임이 아닌가 싶다.

 

스킬 설정에 따라 전혀 다른 전투 결과를 보여준다.

게임이 엄청 실망이 크다. 그냥 곧 출시할 바람의 나라:연에 기대를 하는 것이 낫겠다. 아니, 그걸 떠나서 모바일 게임에서 RPG를 생각하면 실망감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 그냥 양산형 게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그래픽만 예쁜 게임, 어항 속 물고기 키우는 게임, 그것이 전부였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내의 용병시스템(렉의 주범) - 일러스트는 정말 예쁘다.

오픈 초기부터 서버 백섭(아이템이나 레벨업이 복구되지 않는 사건)이 있기도 했고, 그래도 오픈 초기니까 그나마 이해하려고 했지만, 이럴 거라면 굳이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하지 않아도 다른 게임을 하는 것이 더욱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장점도 많은 게임이다. 일러스트가 정말 예쁘다. 그럼에도 그러한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임이 바로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아닐까 싶다. 아기자기한 감성, 말랑말랑한 표현들, 게임 내의 일러스트 등 라그나로크 IP로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게임 디렉터의 생각인지 게임 잘 만들어놓고 치명적인 몇몇 시스템 때문에 게임의 재미가 반감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룩덕은 정말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 자체가 게임 코스튬에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만큼, 처음부터 게임 초반에 의장 부분에 있어서 선택지를 더 폭넓게 부여한다면 게임이 더 즐거워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라비티는 왜 항상 같은 이유로 욕을 먹는데, 왜 항상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걸까?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들이 아예 없는건지, 책임감이 없는건지, 나는 그 이유를 도저히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