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English Japanese

일본에서의 겨울맞이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는 온돌문화가 없다. 보일러가 있는 집도 있지만, 우리 집은 보일러가 없다. 그렇다고 한국에 비해 덜 추운 것도 아니다. 새벽에는 공기가 여전히 차갑고 춥다. 물론, 한국이 훨씬 춥겠지만 워낙 추위를 잘 타기도 해서 한국에서 지냈을 때보다 더 추운 듯한 느낌이 든다.

겨울을 보낸다는 것은 내겐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 무엇보다 낮은 온도는 나를 둔감하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고 밤에 잠드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 그나마, 조금 일찍 전기장판을 꺼내긴 했지만, 여전히 춥다. 다음 주면 일본도 온도가 크게 내려간다. 보일러가 없지만, 히터는 있어서 따스한 공기가 방을 채울 텐데, 집이 3층이라서 한기를 모두 차단하는 것은 아마 어려울 것이다.

일본 날씨가 추운만큼, 겨울나기는 내게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원래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최대한 이 방에서 적응하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 따뜻한 수면양말도 준비하고 유니클로에 가서 저렴한 천 엔 조금 넘는 아우터를 샀다. 패딩도 함께 샀는데, 같은 제품인데도 파란색 패딩이 천 엔이나 더 저렴해서 그걸로 샀다. 이만하면 그래도 옷 때문에 춥진 않을 거다. 다이소에 가면 백 엔짜리 수면양말도 팔기 때문에 지금 있는 양말 개수가 부족하면 더 사면될 것 같다.

 

일본의 겨울

날씨가 내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여름도 덥지만, 겨울도 결코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오로지 내게 맞는 온도조절을 하면서 아주 편안하게 지냈었지만, 지금은 마음껏 에너지를 쓸 수 없고, 무엇보다 아이가 있어서 아이를 위해서라도 온도조절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온도에 민감하고 예민한 나머지 아주 약간의 차이도 내겐 추위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요즘 아무 생각이 없다. 새벽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으면서도 요즘은 특별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글을 안 올린 이유는 소재가 없었기보다는, 아예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마치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린 것처럼 무엇을 쓰면 좋을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 전까지 몇 번이나 글을 쓰려고 노력했지만, 글을 전부 마무리하지 못한 채 임시저장만 해두고 컴퓨터를 끈 것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 마음을 다 잡고 준비를 철저하게 했었어야 했다. 물론, 아직 겨울이 완전히 오진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하나씩 체크해가면서 준비하면 늦진 않을 것이다.

일본에 와서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밖을 돌아다니지도 못했다. 일본에서 여기저기 가고 싶었던 곳도 많았을 테고, 내 나름대로 분명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일본에 오기 전에 아주 개인적으로 재미 삼아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얼마나 했을까 싶다. 아마 대부분은 못했을 것 같다. 누구의 문제라기보다는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을 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

Tokyo, Japan

이번 겨울은 단순히 추운 날씨와의 싸움만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바이러스에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작년, 재작년보다 올해는 더욱 집에만 있고, 누구와도 만나지 않으며 집에서 일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일 청결에 유의하며, 손을 자주 씻어야 겠다. 그러면 아마, 감기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