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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

이야기의 힘

현대를 살면서 현대에 대한 이야기를 인지하지 못했다.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변화의 순간이 너무나도 많았다. 평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결코 평화롭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경제혁명이 필요할 정도의 경제는 무너져내리고 있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내몰리고, 누군가는 하루에 죽음을 다짐하고 누군가는 어떻게든 먹고 살기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다닌다.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서 누군가는 시골로, 누군가는 도시로, 누군가는 다른 나라로 떠난다. 어릴 때는 전혀 몰랐다. 그저 교육을 위해 나라를 떠나는 줄만 알았다. 어떤 이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고군분투하며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모두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행복한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누군가는 고통을 받으며 삶을 마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씁쓸한 인생에 동정의 마음이 꽃피워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도와주면 좋은데, 사람의 이기심이 먼저 앞서있기 때문에 다수에게 이뤄진다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행복한 이야기가 흘러나와 배려와 상식이 도래하게 되면 마냥 행복할 것 같지만, 그 이념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립할 것임이 분명하다.

 

공무(務)의 길

역사책에서 배웠던 과거 조선시대 벼슬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 노량진에서 하루하루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겹쳐보였다.

어떤 집단은 특정한 목적과 이해관계에 따라 마땅한 이유로 그렇게 행동을 한다. 어떤사람들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주 예로부터 음악은 신성한 것이자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기도 했다. 풍년이 불면 풍년가를 부르며 행복해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원망할 때는 원망의 노래를 부르곤 했다.

옛 정서에서는 한 맺힌 사람들이 많아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기도 했고 지박령이 되기도 했다. 세상이 좋아져, 자신의 심정을 유서로 남기는 사람들의 마지막 글들은 함축된 이야기가 많았다.

고고학자들은 유물을 밝혀내고 고대의 문자를 해석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을 잘 알고 상대의 입장을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 뿐이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환경과 조건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 나 역시도 그것이 부족하여 사람과의 관계에서 애를 먹긴 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이 전해지면 좋으련만…

 

사람들의 역사(歷史)

사람들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 사람들은 나에게 경쟁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동경, 그리고 비교대상이 되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의 행동은 나와 비교가 되었고 나의 행동의 명분과 다른 사람의 명분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이야기에는 인과가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의식하지 않았던 일들도 모든 이유가 되기도 한다. 습관이라는 것은 무서워 사람들의 역사를 자동으로 써내려가는 것 같다. 추한 면이 없지 않은 사람들 역시도 나와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가지고 있다. 나의 가면과 당신의 가면, 가면을 쓸 때는 안심이 되지만 가면을 벗으면 후련하다.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 시대의 풍토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생명의 가치도 본인에 의해 평가가 달라진다. 어떤 쓰임에 의해서 '나는 쓸모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자신의 가치는 자신의 쓰임에 의해서 가치가 정해지는 것이 옳다.

자신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 자체만으로 쾌락의 값이 있고 때론 지적욕구가 가득한 사람이 책을 읽는다면 음식을 먹는 것과 책을 읽는 것과는 다름이 없다. 사람의 쓰임을 타인에 기준으로 하여금 정한다면, 이 세상에 쓰임이 있는 사람들이 별로 남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한다면 나는 과감히 유일한 인물을 석가로 생각하고 싶다.

 

가르침

내 생각은 그렇고 이 모든 것도 자연스러운 이치라고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전쟁 중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을 것이다. 가난에 쩌들어 빵을 훔치게 되더라도, 혹은 고문을 당해 죽게 되는 운명이라고 할 지라도 그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신념이 있는 사람들과 그 신념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립을 관찰한다. 나는 관찰자이자, 기록자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방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어 무한한 소설을 이어갈 수 있다. 그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게 삶의 안내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에버랜드에서 어디에 재밌는 놀이기구가 있는지 설명하는 안내서같은 것 말이다.

어떤 이야기가 재밌는지는 책을 읽어보면 된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그 이야기를 닮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책에 자세한 내용이 없으면 다른 책을 살펴보면 된다. 책으로 부족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된다. 따라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닮고 싶은 사람과 의지하고 싶은 사람 전부를 포함해서 말이다.

정착하는 사람들과 떠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다르다. 누구는 모험을, 누구는 안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게 영원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야기는 계속해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