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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 침촌리 유적, 개석식 고인돌

1. 황주 침촌리 유적의 개요

황해북도 황주군 침촌리의 정방산 서북쪽에 위치한 황주 침촌리 유적은 대동강 유역에서 대표적으로 고인돌이 대규모로 분포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이 지역에는 약 560여 기의 고인돌이 존재하며, 정방산 기슭과 들판에 고인돌이 수십 기씩 떼를 지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유적은 한국의 청동기 시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황주 천진동 고인돌 무덤방 모습
황주 천진동 고인돌 무덤방 모습

 

2. 유적의 위치와 고인돌 분포

2.1 지리적 위치

침촌리는 대동강 유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정방산의 서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고인돌이 분포하기에 적합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자연 환경이 풍부하여 인류의 정착지로서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2.2 고인돌의 분포

정방산 기슭과 들판에는 고인돌이 밀집하여 있으며, 특히 1958년 발굴된 천진동과 극성동, 1959년 조사된 긴동과 신대동 마을에서 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들 고인돌은 모두 개석식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그 특성상 묘역이 존재하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3. 침촌리 고인돌의 발굴조사

3.1 발굴조사 개요

현재까지 약 30여 기의 고인돌이 발굴되었습니다. 이들 고인돌은 개석식(蓋石式)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묘역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북한 학계에서는 이러한 독특한 구조의 고인돌을 “침촌형”이라고 부릅니다.

 

개석식 고인돌 (蓋石式 支石墓)
개석식 고인돌 (蓋石式 支石墓)

개석식 고인돌은 지하에 만든 무덤방 위에 바로 뚜껑으로 덮은 형식을 말한다. 받침돌이 없이 바로 무덤방을 덮은 것에서 개석식을 무지석식(無支石式), 뚜껑식, 대석개묘 등으로도 부르고 있다. 이 형식에서는 거의 돌로 만든 무덤방이 확인되고 있어 원래 무덤의 기능으로 축조된 것이다.

요동반도, 한반도, 일본 구주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어 고인돌 형태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무덤으로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고인돌에서 출토되는 유물도 대부분 이 형태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3.2 주요 고인돌의 특징

3.2.1 천진동 고인돌

천진동에는 6기의 고인돌이 발견되었으며, 이들 중 1호 고인돌은 두꺼운 판자돌로 무덤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고인돌은 얇은 판자돌을 이용하여 무덤방을 만들었으며, 바닥은 강자갈을 깐 형태로 구분됩니다. 5·6호 고인돌은 하나의 덮개돌 밑에서 두 개의 무덤방이 확인되었으며, 이로 인해 가족무덤의 가능성이 시사됩니다.

3.2.2 극성동 고인돌

극성동 지역은 정방산의 서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100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13기의 고인돌이 발굴되었으며, 각각의 고인돌은 묘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고인돌 내부에서 반달돌칼, 편암의 가락바퀴, 돌화살촉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3.2.3 긴동 고인돌

정방산 서북쪽 기슭의 길 옆에 한 줄로 8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발굴된 고인돌은 길이 11m, 너비 3~5m, 높이 0.5~0.6m로, 묘역 내부에서 돌로 만든 턱자귀와 돌화살촉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3.2.4 신대동 고인돌

독가마산 기슭의 좁은 골짜기에 14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곳의 고인돌은 덮개돌 아래에 개별적으로 돌무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석기가 발견되어 청동기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4. 고인돌을 만든 사람들의 보금자리

4.1 집터 조사

1959년 긴동 고인돌 유적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침촌중학교 근처와 천진동 마을에서 집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들 집터는 지표면에서 약 30㎝ 아래에 위치하며, 그 구조는 긴 네모꼴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집터 내부에서는 다양한 생활 유물이 발견되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5. 북한 고고학에서의 침촌리 고인돌의 의미

5.1 형식 분류

북한 학계에서는 황주천 유역과 정방산 일대의 고인돌을 대대적으로 발굴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인돌의 형식을 ‘침촌형’과 ‘오덕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침촌형 고인돌개석식으로, 오덕형 고인돌탁자식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탁자식 고인돌 (卓子式 支石墓)
탁자식 고인돌 (卓子式 支石墓)

탁자식고인돌은 넓은 판석으로 축조한 무덤방이 지상에 노출되어 있는 형식으로, 판석 4매 혹은 6매 이내로 짜 맞춘 석실 위에 납작한 덮개돌이 올려진 것이다.

주로 한강 이북에서 중국 요령지방에 집중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북방식(北方式)으로 불리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오덕형(五德形)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집모양인 것에서 석붕(石棚)이라고 한다. 탁자식 중 대형은 주로 제단이나 기념물로 축조된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탁자식 고인돌의 남방 한계선은 경남 거창과 전남 영암, 강진까지 나타나고 있다.

5.2 고인돌의 변천 과정

침촌형 고인돌은 제1유형에서 제5유형으로 순차적으로 변화하며, 각 유형은 고인돌의 구조와 무덤방 수에 따라 세분화됩니다. 침촌형은 오덕형보다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러한 고인돌의 형식 분류는 사회 발전 과정과 연관이 있습니다.

6. 결론

황주 침촌리 유적은 한국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고인돌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 장례 풍습, 사회 구조 등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을 통해 더 많은 정보가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