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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생일 그리고 나의 생일

< 루이와 구름이의 1살 생일 >

며칠 전에 강아지들의 생일이 있었다. 나는 원래 생일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 생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나를 먼저 사랑해라'라는 말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는 말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몰랐다. 지금도 모른다. 때론,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기도 하고 집착하기도 한다. 나는 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의 추악한 모습마저도 사랑할 수는 없었다.

나는 여기서 의문을 품는다. 과연 강아지들은 나와 간식 중 무엇을 선택할까? 라는 것이다.

선택이란 늘 잔인하다. 기회비용 속에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고, 그 대신에 무언가를 얻는 것이다. 등가교환이 성립하지 않는다. 하나를 잃고 두 개를 얻는다. 만약 강아지들이 간식을 선택했다면 내가 두 명이라고 할지라도 강아지들은 간식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강아지들을 사랑한다. 무한한 돈과 강아지들을 선택해야하는 순간이라면 나는 어김없이 강아지들을 선택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돈이 전부이지만, 내게는 강아지가 정말 소중했다.

나는 사람이라서, 돈보다는 때론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것마저 없으면 내게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강아지들의 생일을 깜빡하는 모순마저 지녔다. 이런 나를 사랑해주고 항상 곁에 있어주는 강아지들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면서, 때론 간식 하나에 좌절해도 그럼에도 사랑한다. 때론 강아지의 입장이 바로 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강아지들은 오늘도 지루한 하루를 보낸다. 나 역시도 꽤 지루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일, 매번 그렇게 지루한 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견뎌내는 과정에서도 강아지와 있어서 무언가 안도감을 느낀다.

 

< 루이와 구름이의 2살 생일 >

3번째 생일에는 루이와 구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잔뜩 사주고 싶다.

산책도 더 많이 시켜주고 싶고, 지금보다는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 보잘것없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조금만 더,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지금의 지루한 순간들을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다. 때론 전쟁이, 때론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덮치는 생각도 해본다. 나는 그때에도, 강아지들을 지킬 수 있을까.

강아지들은 오늘도 잔다.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것은 간식인데, 간식을 너무 많이 주면 안된다. 그러면, 나의 일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강아지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하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머리가 나쁜 나는 인터넷을 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