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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사

요즘에는 내가 죽는 상상을 한다. 죽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나도 모르게 가끔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어처구니없게 죽는다던가, 갑자기 차에 치인다던가, 모르는 사람이 칼로 나를 찌르려 한다던가, 그런 불안함을 느끼지만 그러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딱히 불안할 이유도 없고 누군가 내게 해를 끼치려 하지도 않는데, 나는 항상 방어태세를 세우고 있다. 매사에 조심하고, 경계하면서도 만약 내가 죽는다면 그렇게 아프진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줄 사람이 몇 없지만,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어서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려워할 것이 없는데, 급할 것도 없는데, 나는 조급하다. 뭔가 쫓기는 기분이다. 당장 나아질 것 같진 않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나는 쫓기며 살아갈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그럴 바에는 그냥 포기해버리는 것이 어쩌면 더 마음이 편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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