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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야, 하늘나라에선 행복하게 지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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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2015년은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며칠동안 마음이 아팠던 일이 많았었는데, 어제는 16년 동안 키우던 강아지의 죽음 소식을 타지에서 듣고 마음이 깨져버렸다. 그리고 많이 사랑했던 강아지를 추억하며, 강아지와 함께 했었던 사진들을 정리하고 힘든 서울생활을 버티게 해줬었던 작은 강아지와의 시간을 그리워했다.

이제는 아픈 모습도 보이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차마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한 편으로는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오기 전 강아지와의 짧으면 짧은, 길면 길었던 함께한 시간동안 강아지가 다소 몸이 불편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백내장 증상에 불편한 다리, 구취가 심했던 이빨까지 보기만해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사연이 너무 길어 이 짧은 이야기로 모든 감정을 결코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되돌릴 수도 없어 더 잘해주지 못했단 미안함에 나는 결국 후회를 마음 속에 담고 말았다. 분명 더 잘해줄 기회들이 많았을 것이다. 조금만 더 챙겨주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다. 내가 어리지 않았고 만약 지금의 나이에 그녀석을 만났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건강관리에 더욱 적극적이었을 것이다.

사료 하나를 살 때도 허투루 사지 않았겠지. 그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간다. 정말 많은 사진들과 정말 많은 동영상들이 남아있었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나도 모르고 잊어버렸던 사진들이, 막상 찾을 때는 어디에 뒀는지 몰랐던 그 흔적들이 마침 내가 서울에서도 다시 이사를 가고 도망치듯이 빠져 나왔던 그 때, 웹클라우드에 분할로 올려뒀던 압축파일을 찾아내서 지난 시간들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일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굉장히 외로웠던 해였기도 했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고, 친구도 별로 없었으며 가벼운 관계들만 지속된 시간들이었다. 분명 즐거운 시간도 있었겠지만 그때의 나는 너무 미성숙했고 돈도 없었고 가진 것이 없었다. 옳은 판단을 내릴 줄 몰랐고 참을 성이 적었다. 더 날것의 모습으로 강아지와 시간을 보냈고 내 나름대로 산책도 다니고 했었지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나.

 

해피야!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보고싶다! 지난 시간들을 추억하는 것도 너무 내겐 너무 벅찬 일이구나. 잘 살지 못하고 열심히 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성공할 수 있었다면 더 많은 것들을 해줄 수 있었을텐데, 부족한 가족이어서 미안하구나.

어릴 때부터 함께 했고 지나치게 혼냈던 적도 있어서 더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웠구나. 막 서울에 올라와 정신없이 일을 해서 매일 긴 시간을 외로움과 싸웠을 너를 생각하면 도저히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는 것 같다. 항상 날 기다리기만 했고 별다른 투정도 없었던 착한 아이, 애견호텔에 가도 다른 강아지들이 무서워 내 곁에만 있었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했어.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없는 돈 있는돈 털어 그래도 맛있게 먹었었다면 좋겠다. 지워진 사진들은 내 기억에 남아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했는데 조금은 소홀했을 너에게 나는 너무 미안하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의 인연은 여기까지지만, 천국에서 기다린다면 내 시간이 다한다면 그때는 영원히 함께하도록 하자. 이제 밖으로 일하러 가지 않을게.

 

이제는 하늘에서 지켜봐줘, 이제는 밖에서 일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더 잘 볼 수 있을거야. 이제는 추울 필요도, 아플 필요도 없을 거야. 하늘나라에서 행복해주렴, 모든 생명은 죽고 또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기억을 간직할게.

2021년 3월 19일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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