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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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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머리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한계가 있다. 분명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멋진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싶고, 잘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그래서 나도 최대한 잠을 자지 않고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 하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나름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는데, 여전히, 여전히 부족하다.

이러다가 지독한 매너리즘[각주:1]에 빠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덮쳐온다. 아무도 뭔가를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나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 적어도 인간답게는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다운 것이 무엇일까 되물어본다. 나는 급하고,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모든 것들이 나를 쫓고 있는 것만 같은데, 그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을 단순히 '버틴다'라는 말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중요하지 않고, 점점 스스로 고립되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색하며, 어쩌면 바깥세상을 나가는 모든 일들이 낭비처럼 느껴진다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그 무게감들을.

 

4월엔 아무런 약속도, 일도 없다. 밖으로 나가는 일도 없고 꼭 해야하는 일이 없다. 뭔가 새로운 것들을 하는 것이 기존의 것들을 치워버릴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것에 시간을 쏟으면 항상 해왔던 것들, 그나마 나를 버티게 해주는 것들이 모두 사라져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몇 없는 중요한 것들마저 사라져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고, 내가 해왔던 생각과 습관들이 모두 달라져버리면 나는 나를 낯설게 느낄 것만 같았다.

 

나는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찾을 이유도 없고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내 남은 인생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다. 나는 나에게서 여유를 찾을 수 없다. 내가 잘 수 있는 것은 차가운 방바닥이며, 내가 덮을 수 있는 이불은 없다.

새벽 늦게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난다. 졸린 눈으로 밖을 바라보며 창문을 열고, 다시 닫는다. 커튼을 치고, 문을 닫고 차가운 얼음을 잔에 넣고 또 하루를 버티게 도와줄 음료를 마신다. 공기는 빠져나갈 틈을 찾지 못해 탁해지고, 답답한 기운들이 방 안을 가득 채울 뿐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나는 뭔가를 적고, 뭔가를 쓰고, 뭔가를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형편없는, 아무런 가치도 느낄 수 없는 그 조각들을 말이다.

  1. 항상 같은 것만 반복하고,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나태한 습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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