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미니멀라이프 계획 : 자신에게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

일단은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알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내가 미니멀라이프의 성향을 갖고 있기보다는 과거에 워낙 가진게 없고 돈도 없어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그런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미니멀라이프라는 간소화된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이제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생활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에 더욱 집중을 하기 위해서이다.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깨끗한 도화지가 필요하다.

고등학교 3학년 말에 나는 미술에 빠졌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색을 채우면 나의 만족감도 채워지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것이 내 손으로 눈 앞에 생명을 얻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 그리고 군대에 다녀오기 전 까지는 아마추어 화가로 살았던 것 같다. 디자이너가 아닌 화가 말이다.

군대에 다녀와서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비즈니스맨이 되었다. 어색한 영업도 해보고 다양한 기획을 세우기도 했으며, 각종 업무용 툴을 익히곤 했다. 나는 그때 기계와 다를바가 없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의 능률과 나를 동일시했다. 내가 고장나면 고쳐야 했고 오차없이 일을 완벽하게 처리를 해야만했다. 전기만으로도 돌아가는 기계처럼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나를 주인공으로 인식했다. 주인공이라 하면, 각종 역경을 이겨내고 기가막힌 아이디어와 처절한 노력으로 남들과 다른 비범함을 꿈꿨다. 그것은 내게 있어서 굉장히 좋은 일이었고,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가치있는 상징이 되기 위해서 여러모로 노력을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보다도 나 자신과의 대화가 더 중요했고 매일을 채워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지금의 내가 그렇다. 지금의 나는 비즈니스맨도 아니고 화가도 아닌, 나 자신이 되었다.

나라는 사람의 성향을 이해하고 나의 생활패턴을 통해서 내가 만족하거나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전기만 먹는 기계가 아니라, 적절하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넣었다. 때론 음악이 필요하면 재즈음악을 듣기도 하고 때론 표현의 욕구가 발현되면 글이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래도 탐구욕이 발동해서 내 눈앞의 것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의 옷차림, 그리고 나의 옷차림

여름에는 무채색의 티만 있어도 충분하다. 옷차림을 간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패션업계의 사람이 아닌 이상, 굳이 나를 화려하게 꾸밀 필요는 없다. 검소한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게 딱 맞는 옷이 필요하다. 옷을 선택하는 고민을 할 필요도 없고 저렴한 옷을 구매해서 입으면 옷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다.

활동성이 좋아지고 여분의 옷을 준비하기에도 간편하다.

주로 가벼운 스타일의 세미정장도 좋고 혹은 청바지 만으로도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에 충분하다. 가을과 겨울에는 약간의 겉옷이 필요하다. 모자의 경우에는 야구모자나 페도라 정도면 나름대로 취향에 맞게 살아갈 수 있다. 가을과 겨울의 실내에서는 후드티를 입어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겨울에는 패딩 몇 벌로도 충분히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물론, 차가 있다면 훨씬 따뜻하게 이동을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청바지에 티를 입을 때, 허전한 손목을 채워줄 오래된 시계가 있다. 개인적으로 형에게 받은 시계인데, 벌써 10년이 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내겐 상징적인 물건들이 굉장히 많다. 아주 저렴한 지갑, 고장난 시계, 코엑스에서 내가 산 구두, 그리고 선물받은 외투들이 내게는 소중하고 간편했다.

 

습관이 곧 나의 모습

나에게도 안좋은 습관이 있다. 좋지않은 습관까지도 나의 모습이다. 매일 마시는 음료수, 늦게 자는 버릇, 타고난 성격 등 내가 반복하는 것들이 곧 나의 모습이다. 사람의 이미지는 습관으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누구나 안좋은 습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습관을 자주 한다면 꽤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갈한 미니멀라이프 스타일을 살아가는 것은 사실 별게 아니다.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미니멀라이프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저 생활하는 모습 중 하나일 뿐이다. 간소화된 생활은 책임과 부담이 적고 일의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요즘 시대에 가장 좋은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