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몇 번이나 강조했던 것 같은데, 해외생활을 하면서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온도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체감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가 생활부터 어렵게 만든다. 물론, 힘든 생활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지만, 단순히 버텨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집중력을 유지해야만 하는데, 추운 날씨는 도저히 버티지 못하게 만든다.
생활 루틴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매일이 똑같아야 한다. 물론, 주말에는 사람을 만나고 평일에는 열심히 일을 하는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하루라도, 단 몇 분이라도 루틴이 깨지는 날에는 그날의 계획들이 모두 망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하루는 또 내일에 영향을 주고, 계속해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한국 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것은 아닌데, 정말 가끔씩 한국의 시스템이 너무나 그리울 때가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바로 난방이다. 교통이나 인터넷 같은 것들은 생각보다 해외도 정말 잘 되어 있고 딱히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음식의 경우에도 한국 음식이 생각날 때가 있긴 하지만, 여기도 한식당은 있으니까 그럭저럭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겨울의 날씨만큼은 견뎌내기가 정말 힘들다.
그래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며칠을 바쁘게 생활하고 책상 주변을 정리하고 가끔은 외출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잘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짜증 나는 관계들도 모두 치워버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어느새 과거를 끊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렇지만 겨울은 항상 몸을 차갑게 만들어버려 마음마저도 차갑게 만든다.
겨울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타워 맨션에라도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 지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만 겁먹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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