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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의 거실

따뜻한 겨울의 거실

거실

조금은 미안한 감정이 남아있으면서도 나를 위해, 나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바로서야 한다는 생각을 늘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조금은 지쳐 휴식을 취했더니 한결 나아졌다. 강아지 두 마리는 여전히 심심한지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

때로는 형식에 얽매이고, 때로는 어떠한 사유로 인해서 내가 계산한 방법이 틀렸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그 시간을 아까워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이 있었기에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세상은 시끄럽고, 나는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

따뜻한 겨울의 거실 25℃를 유지하고 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거실의 온도, 환기를 자주 시키진 않아서 다소 텁텁하지만, 그래도 한 편으로는 굉장히 아늑한 느낌이다. 여기서는 마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고 나의 안정을 유지시켜주는 듯하다. 느릿느릿했던 내 모습을 나는 안다. 스스로 채찍질 하기에는 조금은 너그러이 나를 봐주면 어떨까 싶었다.

따뜻한 겨울의 거실은 내게 있어서 정말 소중한 공간이자 존재의 순간이었다. 다려지지 않은 회색 정장과 이전보다는 다소 살이 찐 얼굴, 그리고 깨끗하진 않지만 어느정도는 정리된 나의 집안의 사물들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