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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염하다라는 뜻의 의미

농염하다(濃艶--)

한껏 무르익어 아름답다.

농염하다라는 의미처럼, 나이가 들면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진다. 이전까지 믿어왔던 것들이 달리보이거나,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 오는데, 그 순간이 지나면 새로운 생활습관을 지닌 채 살아가게 된다. 요즘에는 내 이야기를 쓸 게 사실 별로 없다. 그래서 글이 좀췌 올라오지 않는 이유도 다 그럴듯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누워서도 글을 쓸 수 있었고, 보지 않아도 글이 술술 써내려가고 있어서 나 스스로도 놀랐던 적이 많이 있었다. 어떤 글을 담을까,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적어볼까, 혹은 어떤 이야기가 요즘 가장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이야기일지도 항상 고민하면서 썼었다. 잘 몰라도, 써내려가기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이 되기도 했다.

나는 이상주의자들이 싫다. 최근에는 더욱 싫어졌다. 이상주의자들은 하나같이 사회현실을 혼란스럽게 한다. 게으르고, 희생하지는 않으면서 오히려 자신이 기득권이 되려고 하는 행동들을 한다. 그런 모순적인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그들로 하여금 정말 경멸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어떤 모습이 가장 나에 가까운 모습일까, 계산된 행동을 하려고 해도 하루에 계획된 일들이 얼마나 될까, 하다못해 매일 샤워하거나 씻는 것도 귀찮다고 생각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나는 조금 다른,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생활을 살아가고자 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다. 조금은 어엿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지만, 그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다.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그것이 점점 깊어지고, 비로소 내가 농염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겉모습이나 혹은 속마음이나 많은 것들이 혼재되어 있다. 나의 가치는 충돌하고 또 충돌하여, 깨진 조각들이 내 마음 곳곳에 가득하다.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자이면서도 가끔은 상상하기도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였다면, 혹은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이였다면 그 부담감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그게 과연 행복한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이렇게 글을 적어내는 것도 어렵지가 않다.

그동안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어렵게만 생각했다. 사실 별거 아닌데도 불구하고, 누가보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연기를 했던 것이다. 이제는 정말 농염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새벽에, 조금은 졸린 눈으로 억지로 잠을 깨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