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버릴 용기
항상 예전부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왜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런 사연은 이제 기억도 안 날 만큼 희미해져 버렸음에도, 나는 여전히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마음이 홀가분해졌고, 조금의 여유가 생겼음에도 오히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세상에 미련이 없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확실히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계획이 있었고, 그 꿈을 이루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면 바라볼 수록, 나보다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행복을 따라갈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 매번 슬프게만 느껴졌다.
어린애처럼, 이제 아무래도 좋으니까, 어떻게 되든 좋으니까, 모든 것이 그만했으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최고가 될 수 없고, 다른 사람들보다 굳이 잘하지 않아도 걱정할 일들이 전혀 생기지 않을텐데, 나는 나 스스로 내 안에 감옥을 만들어 사형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확실히,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면 안되겠다 싶었다. 그렇게 크게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지 못해 마음에 항상 한이 남는 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어도, 그런 마음 때문에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도 그런 마음이 전해지지 않고, 모두 이득을 따라 가버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게,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하는 마음에서 오기도 하고, 그런 마음을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 살아가도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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