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예정에 없었던 글이었다. 당분간은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 오랫동안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요즘에는 나의 글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사람들이 내 글을 조금이라도 찾아야 의미가 있는 글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했다. 적어도 나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에 돈이 되지 않는 글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일기보다도 가치가 없는 글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것이 내가 철학을 외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철학보다 앞서있을 순 없었다. 우연히 '맨 프럼 어스'라는 영화를 봤다. 이 영화를 너무 감명깊게 봐서 별도로 영화리뷰도 쓰게되겠지만, 최근에 오락영화 정도만 보다가 오랜만에 깊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정말 '좋은 영화'를 본 느낌, 왓챠에서 이제 볼만한 영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연장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오히려 요즘은 유명한 작가의 만화를 보고 싶었다. 나는 작가도 아니지만, 작가만큼이나 정말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접하는 것만 같다. 일을 하면서, 혹은 아무것도 안할 때에도 항상 무언가를 켜놓거나 보곤 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웨스트 월드' 나 '쉰들러리스트' 를 보기도 했으니 생생하게 그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만약 예술가였다면 무언가를 표현했겠지만,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저 방랑자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어쨌든 영화 한 편을 보고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찾게 됐다. 돈이 되는 글이 아니라 돈이 되지 않는 글을 남긴다.
세상에 너무 즐거운 것들이 많다.
항상 이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세상엔 너무나 즐겁고 재밌는 것들이 많다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어쩔 수 없이 돈을 벌어야만 한다. 마치 내가 이것들을 위해서 돈을 벌고 있는 것만 같다. 이전에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다면 나는 이제 사람들과는 조금 멀어지고 싶어졌다. 물론 요즘은 더욱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만,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지금의 인생이 참 즐겁게 느껴진다.
물론, 그것에 수반되는 불안함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미래는 예견할 수 없고 현재의 생활에 적응하고 인정해야하는 것임을…
세계라는 연극 안에 나는 주인공이자 엑스트라다. 때로는 주인공처럼 세상을 이끌어나가기도 하며, 극적인 순간에 스토리를 이어가기도 한다.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의 시작엔, 끝을 알 수 없는 현재의 순간을 묘사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한다. 때론 쪽지로, 때로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면서 말이다.
나는 현대인이자, 역사를 배웠던 사람이고 또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저 몇 줄 쓰는 것 외에는 할 줄아는 것이 없고, 나는 공부를 외면하여 위대한 사람은 되지 못한다. 돈을 버는 재주를 배워 근근히 먹고살며,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나는 조금 더 극적인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밤은 길어질 것만 같다. 또 생각에 잠겨, 고뇌에 빠진 사람처럼 하루종일 생각의 꼬리를 잡으려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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