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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6. 08:44

일만 시간의 법칙 (一萬時間의法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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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시간의 법칙 (一萬時間의法則)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보다 조금이라도 뭔가를 배웠던 지금의 나는 가장 자신감이 없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마치 나 영혼이 몸에서 붕 뜬 것처럼, 나 자신에게서 어떤 생명력을 느낄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자신감은 잃어가고 감정은 메말라가고 인간미는 사라져 가고 있다. 나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 노력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끝없는 여행길에 고단함을 느끼고 있는 처지가 되었다.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오아시스 하나 발견하기 힘든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모든 것들이 나를 뒤돌아서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점점 궁지에 몰려 더 이상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가는 기분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축복받은 일이다. 내가 일을 재밌게 했었던 때는 적어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고 배움에 열정이 있었던 시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이제는 컴퓨터 의자 앞에 오래 앉아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체력도 약해지고 있었다. 누구를 위해서, 무언가를 위해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나 혼자만 모두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적어도 나를 위한 노력만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알아주지 못할 것이라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상황과 기분이 그러한 것이다. 어차피 아무도 내가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나 혼자서만 애쓰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럴 바에는 그저 자포자기하는 마음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하지만, 책임이라는 것은 얼마나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는지, 결국은 어떻게든 일을 하기 위해서 나를 버리고 기계처럼 일을 하고 있다.

뭐가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냐. 나는 그저 컴퓨터와 하나가 되어 일을 하는 사람일 뿐, 잘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당연히 나도 잘하고 싶었다. 혼자 부단히 연습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보고 물어볼 사람 하나 없어 답답해하는 마음을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는데, 뭐가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냐. 일만 시간의 법칙 (一萬時間의法則)은 마치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할 거면서 괜한 희망 회로를 돌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 말이다.

나는 유전자와 재능을 믿는다. 물론 노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나는 모든 사람들은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나의 일을 꾸준히 한다고 했을 때, 적은 시간을 투자해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제대로 못하는 병신이 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내 상처만 깊어질 뿐이다. 그래서 때론 기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찾을 필요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일만 시간의 법칙을 믿지 않는다.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의 노력이 재능의 발현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을 안다. 선택받은 사람과 선택받지 못한 사람, 축복받은 사람과 축복받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와 비슷한 사람도 꽤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는 매우 작아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다. 우리들의 목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