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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13. 16:50

가을과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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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가을은 삶을 정리하기에 좋은 날씨, 시간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싶을 만큼 스스로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서두르지 않고도 밀린 일들을 모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카페에 가서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좋고, 책 한 권을 가져가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이런 여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서른이 지났다면 인생의 돌다리를 두들겨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앞만 보고 달려오진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지난 인연들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잠시 회상하는 것이 아까운 시간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타인의 삶을 따라가진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용기를 냈다고 생각했다. 물론, 생각해보면 후회되는 일도 많고 아쉬운 시간들도 많았다. 더 잘할 수 있었던 것들도 많았고 잘못된 판단을 했던 경험들도 있다.

믿지 말아야 할 사람들 믿었고, 믿어야 할 사람을 믿지 못했던 경우도 많았다. 모두 다,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던 것들이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꽤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흔적

지금은 그곳에 없지만, 그곳에 있었었다. 지금은 이곳에 있지만,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기도 할 것이다. 살다보면, 그래. 살다 보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생의 기로에 놓인 경우들이 많다. 누구도 내게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느낀다.

요즘에는 직감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삶의 큰 틀을 바라봐야 할 때는 내 감각이 이끄는 대로 방향을 잡는다.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없을 때 더욱 그렇다. 잘못된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내 결정을 확신할 수 없을 때야 말로 가장 위태위태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나는 이제, 내 흔적을 남기려 한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면, 과거에서라도 마음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