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최악의 시간을 겪었던 사람들은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아, 물론 두려운 사람도 있겠지. 다시 힘든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니 말이다. 그러나, 슬프고, 힘들고, 외롭고, 아팠던 날들을 홀로 겪었던 사람이라면 밑바닥을 알기에 세상이 시시해 보이는 것도 있다. 더 이상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즐겁지 않고,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내게 소중한 사람들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애초에 내 것이 아닌,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도 없기 때문이다.
최악을 겪은 사람이라면, 모든 것이 사라지거나 무너져도 잠깐 슬픔의 감정을 느낄 뿐이다. 처음부터 나를 위한 세상은 없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아무도 친절하지 않았기에,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행동과 생각을 할 뿐이었다. 원래부터 편안한 보금자리에서 살아왔거나 행복감을 느꼈던 시간이 있었다면 좌절감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다.
그러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고 말투에서부터 딱딱함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친절하진 않지만, 피해를 주진 않는다. 그들은 필요한 행동에 대해선 매우 능숙하다. 살아남기 위해 일을 하고 자신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애를 쓴다. 최악을 겪은 사람은 다시 일어서는 것이 어려우나, 일어나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행복한 사람보다 더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가난에 굶어야 하는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살아가는 환경이 나아지면 세상이 쉬워지는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겪은 시간은 그 사람의 인생이 되어 다른 사람들 쉽게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함에 빠져버린 사람은 안일해져 버려 사회에서 점점 불필요한 존재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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